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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화수미제

괘의

모든 것이 제자리를 잃어 정돈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냉정하게 상황을 잘 판단하여 올바른 처신을 하도록 하라(辨物居方).

괘명과 괘상

외괘가 이화(離火)☲, 내괘가 감수(坎水)☵로 구성된 괘를 '미제(未濟)'라고 합니다. 내괘가 감수(坎水)☵로 되어 있어 험난한 상황을 아직 건너가지 못했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64괘 중에서 초효부터 상효까지 모든 효가 제자리를 잃은 유일한 괘입니다.
대자연의 원리, 국가사회의 변화, 그리고 개인의 인생사는 기제(旣濟)와 미제(未濟)의 끊임없는 순환을 보여줍니다. 내괘는 감수(坎水)☵로 험난하지만 외괘는 이화(離火)☲로 밝으므로, 내괘에서 외괘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주역의 64괘가 수화기제괘가 아닌 화수미제(火水未濟)로 종결됨으로써, '끝이 나면 곧 시작이 있다는 하늘의 운행(終則有始 天行)'이라는 법도(法度)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주역》은 중천건괘에서 시작하여 64번째 화수미제괘로 마무리되는데, 마지막 괘가 미제(未濟)이므로 다시 중천건괘로 회귀하여 주역(周易)의 파노라마가 영원히 순환하게 됩니다.

서괘

「서괘전」은 수화기제괘 다음에 화수미제괘가 온 것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物不可窮也라 故로 受之以未濟하야 終焉하니라. 물불가궁야    고   수지이미제       종언 물건이 가히 궁하지만 못한다. 그러므로 미제(未濟)로 받아 마친다.
수화기제(水火旣濟)괘에서 체계적으로 정립된 상태가 적절히 관리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질서가 붕괴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영구적인 것은 아닙니다. 부조화(不調和)에서 조화(調和)로의 전환과 혼돈에서 안정으로 진행되는 과정이 미제(未濟)의 본질이며, 이것이 주역 64괘의 최종 괘가 되는 이유입니다. 이는 중천건(重天乾), 중지곤(重地坤)으로 시작되어 순환하는 천도(天道)와 인류역사(人類歷史)의 영속적인 흐름을 상징합니다.

괘사

未濟는 亨하니 小狐 汔濟하야 濡其尾니 无攸利하니라.
미제    형      소호 흘제       유기미    무유리
미제(未濟)는 형통하니 작은 여우가 거의 건너서 그 꼬리를 적시니, 이로울 바가 없다.
미제(未濟)는 현재 체계가 정립되지 않은 상태로, 정돈을 위한 과제가 산적해 있으며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므로 장기적으로는 형통합니다. 다만 현 시점에서는 작은 여우가 물을 건너다 꼬리를 적신 것과 같이 완전한 성취를 이루지 못한 상태이므로, 즉각적인 이익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단전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단사

彖曰 未濟亨은 柔得中也오 小狐汔濟는 未出中也오 濡其尾无攸利는 不續終也라. 雖不當位나 剛柔 應也니라.
단왈 미제형    유득중야    소호홀제    미출중야 유기미무유리    불속종야    수부당위    강유 응야
단전에 말하였다. “미제(未濟)가 형통함은 유(柔)가 중을 얻은 것이고, ‘작은 여우가 거의 건넌다’는 것은 가운데에서 나오지 못하는 것이고, ‘그 꼬리를 적셔 이로울 바가 없음’은 이어서 마치지 못하는 것이다. 비록 자리가 마땅하지 않으나 강(剛)과 유(柔)가 응하고 있다.”
미제(未濟)의 형통함은 육오의 음유(陰柔)가 외괘의 중심에 위치하여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작은 여우가 거의 건넌다'는 표현은 내괘의 구이 양(陽)이 중심부에서 진전하지 못하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꼬리를 적셔 이로움이 없다'는 것은 진행 중인 과업을 완수하지 못해 실익이 없음을 나타냅니다. 미제괘에서는 모든 효가 부적절한 위치(음 자리에 양, 양 자리에 음)에 있으나, 내괘와 외괘는 음양의 상호작용을 통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화기제괘와 마찬가지로, 화수미제괘에서는 모든 자리가 부적절하여 음양의 조화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연결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따라서 각자가 현재의 위치에서 성실히 노력하여 올바른 자리를 찾아가야 합니다.

괘상사

象曰 火在水上이 未濟니 君子 以하야 愼辨物하야 居方하나니라.
상왈 화재수상    미제    군자 이      신변물       거방
상전에 말하였다. “불이 물 위에 있는 것이 미제(未濟)니, 군자가 이를 본받아 삼가 물건을 분별하여 방소에 거하게 한다.”
미제(未濟)괘는 외괘의 이화(離火)☲가 내괘의 감수(坎水)☵ 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각 자리가 본연의 위치를 벗어난 상태에서, 내괘의 물은 아래로 흐르고 외괘의 불은 위로 상승하여 상호 조화를 이루지 못합니다. 이러한 현상을 관찰한 군자는 만물과 상황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각각의 적절한 위치를 찾아줍니다. 이는 하층민에서 통치자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모든 과정의 시작부터 완료까지, 각 요소가 최적의 자리에 배치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바로 '적재적소(適材適所)'의 원리입니다.

효사 및 효상사

초육(初六)

濡其尾니 吝하니라.
유기미    린
초육은 그 꼬리를 적시니 인색하다.
초육은 미제(未濟)괘의 최하단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내괘 감수(坎水)☵의 가장 어려운 위치에 있어, 마치 여우가 물을 건너다 꼬리를 적시고 건너지 못하는 상황과 유사합니다. 감(坎)☵괘의 하단에서는 명확한 판단력을 갖추지 못해 상황 파악이 어려운 상태입니다. 적절하지 못한 위치와 부적절한 대응으로 인해 진전이 제한적입니다. 초효가 변화하면 지괘(之卦)는 화택규(火澤睽)괘가 되어, 불화의 상태로 전환됩니다.
象曰 濡其尾 亦不知 極也라.
상왈 유기미 역부지 극야
상전에 말하였다. “그 꼬리를 적심이 또한 알지 못함이 극한 것이다.”

구이(九二)

曳其輪이면 貞하야 吉하리라.
예기륜      정       길
구이는 그 수레를 끌면 바르게 해서 길할 것이다.
구이는 내괘의 중심에서 균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내괘 감수(坎水)☵의 중앙에 위치하여 도전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으나, 내호괘 이화(離火)☲의 통찰력을 활용하여 난관을 극복하고자 합니다. 현재의 어려움 속에서도 올바른 방향을 견지하면 길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구이가 변화하여 화지진(火地晉)괘가 되면, 난관을 극복하고 상승의 단계로 진입하게 됩니다.
象曰 九二貞吉은 中以行正也일새라.
상왈 구이정길    중이행정야
상전에 말하였다. “구이가 바르게 해서 길함은 중으로써 바름을 행하기 때문이다.”

육삼(六三)

未濟애 征이면 凶하나 利涉大川하니라.
미제   정       흉       이섭대천
육삼은 건너지 못함에 가면 흉하나, 큰 내를 건넘이 이롭다.
육삼은 음이 양의 자리를 차지하여 적절하지 않은 위치에 있습니다. 내괘의 감수(坎水)☵ 상단에서 어려움을 극복하려 하나, 외호괘 역시 감수(坎水)☵이므로 또 다른 난관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진행은 불길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험을 감수하고 난관을 극복하여 외괘 이화(離火)☲의 밝은 상태로 나아가면, 큰 강을 건너는 것과 같은 중대한 진전이 가능합니다. 비록 어려움과 시련이 중첩될지라도, 내괘에서 외괘로의 전환이라는 중대한 과업을 수행해야 합니다.
象曰 未濟征凶은 位不當也일새라.
상왈 미제정흉    위부당야
상전에 말하였다. “건너지 못함에 가면 흉한 것은 자리가 마땅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사(九四)

貞이면 吉하야 悔 亡하리니 震用伐鬼方하야 三年에아 有賞于大國이로다.
정       길      회 망          진용벌귀방       삼년      유상우대국
구사는 바르게 하면 길해서 뉘우침이 없어질 것이니, 움직여 귀방을 쳐서 삼년에야 대국에서 상이 있도다.
구사는 외괘 이화(離火)☲가 나타내는 밝은 영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외호괘가 감수(坎水)☵이므로, 이는 밝음 속에 어려움이 공존하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올바른 방향을 추구하면 길하여 후회가 없을 것입니다. 미제(未濟)의 혼란과 어려움은 내괘 감수(坎水)☵의 북방(鬼方)에 존재하는 위협적 요소에 기인합니다. 구사 대신(大臣)이 국가를 위해 북방의 위협 요소를 제거하고자 하며, 3년에 걸친 노력 끝에 성공을 거두어 대국(大國)으로부터 포상을 받게 됩니다.
미제(未濟)괘가 기제(旣濟)괘로 전환될 때, 미제괘의 구사효는 기제괘의 구삼효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기제(旣濟)와 미제(未濟)의 대응되는 효(爻)에서 귀방(鬼方)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통해 국가의 안정을 확보하는 전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象曰 貞吉悔亡은 志行也라.
상왈 정길회망    지행야
상전에 말하였다. “바르게 해서 길하고 뉘우침이 없어짐은 뜻이 행해지는 것이다.”

육오(六五)

貞이라 吉하야 无悔니 君子之光이 有孚라 吉하니라.
정      길       무회    군자지광    유부    길
육오는 바르게 한다. 길해서 뉘우침이 없으니, 군자의 빛남이 미더움이 있다. 길하다.
육오는 외괘 이화(離火)☲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양의 자리에 음이 있어 부적절한 위치이나, 중도(中道)를 따르며 올바른 방향을 유지함으로써 길한 결과를 얻게 됩니다. 외괘 이화(離火)☲의 중심에서 군자로서의 중용(中庸)을 실천하여, 그 덕의 빛이 백성들의 신뢰를 얻게 됩니다. 이는 길한 상황입니다. 육오의 변화로 인해 건천(乾天)☰이 형성되어, 그 밝은 덕이 사방으로 퍼지게 됩니다.
象曰 君子之光은 其暉 吉也라.
상왈 군자지광    기휘 길야
상전에 말하였다. “군자의 빛은 그 빛남이 길하다.”

상구(上九)

有孚于飮酒면 无咎어니와 濡其首면 有孚에 失是하리라.
유부우음주    무구         유기수    유부    실시
상구는 술을 마시는데 믿음을 두면 허물이 없지만, 그 머리를 적시면 믿음을 두는데 바름을 잃을 것이다.
화수미제괘의 마지막 효사는 주역 전체의 마지막 효사입니다. 이 효사에서 술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은나라 말기의 역사적 배경과 관련이 있습니다. 은나라의 마지막 군주인 주왕이 주색잡기에 빠져 정사를 그르쳤다는 사실을 경계하여, "믿음을 두고 술을 마시면 허물이 없으나, 그 머리가 젖도록 술에 빠지면 바름을 잃게 된다"는 교훈을 남긴 것입니다. 주왕은 애첩 '달기'에 빠져 폭정을 일삼았는데, 이는 '포락지형'과 '주지육림'이라는 고사성어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주역 전체에서 '술'이 언급된 곳은 총 네 군데입니다. 수천수괘 구오 효사, 중수감괘 육사 효사, 택수곤괘 구이 효사, 그리고 화수미제괘 상구 효사입니다. 각각의 맥락을 살펴보면, 택수곤괘에서는 곤궁한 상황에서의 술과 음식을 다루고 있으며, 중수감괘에서는 신하가 군주에게 실정을 보고하기 위해 술을 바치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수천수괘에서는 군자가 도를 지키며 절제있게 술을 마시는 모습을, 화수미제괘에서는 과도한 음주로 정신을 잃은 상태를 경계하고 있습니다.
水天需괘
九五는 需于酒食이니 貞코 吉하니라.
重水坎괘
六四는 樽酒와 簋貳를 用缶하고 納約自牖면 終无咎하리라.
澤水困괘
九二는 困于酒食이나 朱紱이 方來하리니 利用亨祀니 征이면 凶하니 无咎니라.
火水未濟괘
上九는 有孚于飮酒면 无咎어니와 濡其首면 有孚애 失是하리라.
《주역(周易)》은 자연계의 법칙과 사회적 원리를 체계적으로 구현한 철학 체계입니다. 《주역》의 원리를 연구한다는 것은 자연현상, 사회구조, 그리고 인간 실존의 본질을 탐구하는 동시에, 형이상학적 차원의 신성(神性)과 종교적 현상을 고찰하는 것입니다. 신(神)과 종교(宗敎)의 근간에는 신앙(信仰)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제(未濟)괘 상구효사는 신앙이 맹목적 광신(狂信)이나 무비판적 맹신(盲信)으로 변질될 경우, 정도(正道)를 상실하게 된다는 철학적 통찰을 제시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상계의 순환을 완결짓는 제60괘 수택절괘 이후의 풍택중부괘(61), 뇌산소과괘(62), 수화기제괘(63), 화수미제괘(64)는 각각의 상효에서 정당한 신념의 상실 상태를 경계적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습니다. 이를 구체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각 괘의 상구효사와 상육효사를 비교 검토해 보세요.
61. 풍택중부괘
上九는 翰音이 登于天이니 貞하야 凶토다.
상구는 나는 소리가 하늘에 오르니 고집해서 흉하다.
62. 뇌산소과괘
上六은 弗遇하야 過之니 飛鳥 離之라 凶하니 是謂災眚이라.
상육은 만나지 않고 지나치니, 나는 새가 떠난다. 흉하니, 이를 ‘재앙(災眚)’이라고 일컫는다.
63. 수화기제괘
上六은 濡其首라 厲하니라.
상육은 그 머리를 적신다. 위태하다.
64. 화수미제괘
上九는 有孚于飮酒면 无咎어니와 濡其首면 有孚에 失是하리라.
상구는 술을 마시는데 믿음을 두면 허물이 없지만, 그 머리를 적시면 믿음을 두는데 바름을 잃을 것이다.
한편, 화수미제괘 상구효가 변하면 뇌수해(雷水解)괘가 된다. 뇌수해괘 상육효사를 음미해 보자.
上六은 公用射隼于高墉之上하야 獲之니 无不利로다.
象曰 公用射隼은 以解悖也라.
象曰 飮酒濡首 亦不知節也라.
상왈 음주유수 역부지절야
상전에 말하였다. “술을 마시고 머리를 적심이 또한 절도를 알지 못하는 것이다.”
[하경 34괘 회광반조(回光反照)]
이제 《주역》 하경 34괘에 대한 고찰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다음의 하경 34괘의 괘상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각 괘가 지닌 본질적 의미를 심도 있게 고찰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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