괘의
어떠한 상황에서도 중정하게 돈독한 마음을 지녀야 한다. 올바르고 중정한 군자(정치인)라면 돈독한 마음으로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자라도 용서하고 덕으로 교화할 수 있는 덕행을 해야 된다(議獄緩死).
괘명과 괘상
외괘가 손풍(巽風)☴, 내괘가 태택(兌澤)☱으로 이루어진 괘를 '중부(中孚)'라고 합니다. 이는 가운데에 믿음이 충실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부(孚)'자는 새가 알을 품고 있는 형상으로, 어미가 자식을 사랑하는 돈독한 마음을 나타냅니다. 연못 위에 바람이 불어 물결이 파동을 일으키듯, 하늘에서 신명(申命)이 행해지면 아래에서는 기쁘게 따르게 됩니다. 이는 돈독한 믿음, 신앙(信仰)의 본질적 의미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괘
節而信之라 故로 受之以中孚하고
절이신지 고 수지이중부
절도가 있으면 믿게 된다. 그러므로 중부(中孚)로써 받고
수택절(水澤節)괘를 통해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제도가 적절히 수립되고, 덕행에 대한 논의를 통해 모든 사안이 균형있게 조율됨으로써 백성들의 신뢰를 얻게 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신뢰의 정수를 상징하는 중부괘(中孚卦)가 절괘(節卦)의 뒤를 잇게 되었습니다.
괘사
中孚는 豚魚면 吉하니 利涉大川하고 利貞하니라.
중부 돈어 길 이섭대천 이정
중부(中孚)는 돼지와 물고기까지 (믿게) 하면 길하니, 큰 내를 건넘이 이롭고 바르게 함이 이롭다.
진실된 신념이 있을 때, 그 영향력은 가장 단순한 생명체에게까지 미치게 되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옵니다. 이러한 신념은 전체 공동체의 지지를 얻고 광범위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며, 중대한 과업을 수행하는 데 있어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신념을 바탕으로 한 모든 행동은 반드시 정직하고 올바른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단전에서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단사
彖曰 中孚는 柔在內而剛得中할새니 說而巽할새 孚 乃化邦也니라.
단왈 중부 유재내이강득중 열이손 부 내화방야
豚魚吉은 信及豚魚也오 利涉大川은 乘木고 舟虛也오 中孚코 以利貞이면 乃應乎天也리라.
돈어길 신급돈어야 이섭대천 승목 주허야 중부 이이정 내응호천야
단전에 말하였다. “중부(中孚)는 유(柔)가 안에 있고 강(剛)이 중을 얻었기 때문이니, 기뻐하고 겸손하기 때문에 믿음이 이에 나라를 화한다. ‘돼지와 물고기가 길함’은 믿음이 돼지나 물고기까지 미치는 것이고, ‘큰 내를 건넘이 이로움’은 나무를 타고 배가 비어 있음이요, 중부(中孚)하고 바르게 하여 이롭게 하면 이에 하늘에 응할 것이다.”
이 괘의 덕성(卦德)은 내괘의 태택(兌澤)☱이 상징하는 기쁨과 외괘의 손풍(巽風)☴이 나타내는 겸손이 조화를 이루어, 국가의 번영을 이끌어냅니다. 이러한 진정성 있는 태도는 가장 단순한 생명체까지도 감화시킬 수 있습니다. '큰 내를 건너는 것이 이롭다'는 구절은 대중을 구제하는 중대한 사명을 상징합니다. 내호괘 진뢰(震雷)☳의 강건함으로 노를 제작하고, 외괘 손풍(巽風)☴의 음목(陰木)으로 선체를 구성하여, 외호괘 간산(艮山)☶으로 표현되는 많은 백성을 안전하게 운송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중부(中孚)의 진실된 마음으로 정도를 걸으면, 천도(天道) 또한 이에 호응하게 됩니다.
괘상사
象曰 澤上有風이 中孚니 君子 以하야 議獄하며 緩死하나니라.
상왈 택상유풍 중부 군자 이 의옥 완사
상전에 말하였다. “연못 위에 바람이 있는 것이 중부(中孚)니, 군자가 이를 본받아 옥사(獄事)를 의논하며 죽임을 늦춘다.”
중부괘(中孚卦)의 형상은 내괘의 태택(兌澤)☱이 상징하는 연못 위에 외괘의 손풍(巽風)☴이 나타내는 바람이 있는 모습입니다. 이는 내면의 기쁨과 외면의 겸손이 조화를 이루어 실천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풍택중부(風澤中孚)괘는 중수감(重水坎)괘의 초효와 상효의 변화로부터 도출되었으며, 이는 많은 백성을 구제하라는 하늘의 소명이 현현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기에는 엄격한 형벌의 적용이 부적절합니다. 사법 절차에 있어 죄의 경중을 신중히 검토하고, 사형에 해당하는 죄라 하더라도 감형을 고려하는 등 관용적 접근이 요구됩니다. 국가적 어려움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범죄의 경우, 그 근본 원인이 사회적 책임에 있음을 인식하여 일률적인 엄벌 적용을 지양해야 합니다.
효사 및 효상사
초구(初九)
虞하면 吉하니 有他면 不燕하리라.
우 길 유타 불연
초구는 헤아리면 길하니, 다름이 있으면 편안하지 못할 것이다.
초구는 민중의 위치를 상징합니다. 민심이 곧 하늘의 뜻입니다. 초효의 변화로 인해 풍수환괘가 형성되어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으므로, 백성들은 신중하게 판단하여 진정한 지도자를 식별하고 따라야 합니다. 이러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지도자는 중대한 과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의도를 가지고 이합집산하게 되면, 사회 전체의 안정이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象曰 初九虞吉은 志未變也일새라.
상왈 초구우길 지미변야
상전에 말하였다. “초구가 헤아려서 길함은 뜻이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이(九二)
鳴鶴이 在陰이어늘 其子 和之로다. 我有好爵하야 吾與爾靡之하노라.
명학 재음 기자 화지 아유호작 오여이미지
구이는 우는 학이 그늘에 있거늘, 그 자식이 화답하도다. 나에게 좋은 벼슬이 있어서 내가 너와 더불어 얽히노라.
언어(言語) 이전에 마음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공자(孔子)는 「계사상전」 제8장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학이 그늘에서 울고 있을 때 그 자식이 화답하듯이, 나에게 훌륭한 직책이 있어 당신과 함께하고자 합니다"라고 하니, 공자께서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현명한 지도자가 자신의 처소에서 긍정적인 말을 하면, 그 영향력은 멀리 천리 밖까지 미치게 됩니다. 하물며 가까운 곳에서는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반면에, 부정적인 말을 하면 천리 밖에서도 그를 거부하게 되니, 가까운 곳에서는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개인의 언어는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고, 개인의 행동은 가까운 곳에서 시작하여 멀리까지 파급됩니다. 이처럼 언행은 지도자의 핵심 수단이며, 이것이 바로 명예와 불명예를 결정짓는 근본이 됩니다.
지도자의 언행은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요소이니, 어찌 신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象曰 其子和之는 中心願也라.
상왈 기자화지 중심원야
상전에 말하였다. “그 자식이 화답하는 것은 중심으로 원함이다.”
육삼(六三)
得敵하야 或鼓或罷或泣或歌로다.
득적 혹고혹파혹읍혹가
육삼은 적을 얻어서 혹 두드리고 혹 파하고 혹 울고 혹 노래하도다.
육삼은 중심(中)의 위치를 확보하지 못했으며, 양의 자리에 음으로 존재하여 적절하지 않은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중부괘(中孚卦)에서는 진실된 신뢰가 필수적이나, 육삼은 중심성과 적절한 위치 모두를 갖추지 못한 채 상구 양(陽)과 사적인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중부지심(中孚之心)이 실현되지 못하여 마치 대립 관계에 놓인 것과 같은 상황입니다. 부적절하고 사사로운 행동으로 인해, 상구와의 관계에서 감정적 기복이 심하여 때로는 기뻐하고 때로는 슬퍼하는 등 안정된 심성을 상실한 상태입니다.
象曰 或鼓或罷는 位不當也일새라.
상왈 혹고혹파 위부당야
상전에 말하였다. “혹 두드리고 혹 파하는 것은 자리가 마땅하지 않기 때문이다.”
육사(六四)
月幾望이니 馬匹이 亡하면 无咎리라.
월기망 마필 망 무구
육사는 달이 거의 보름이니 말의 짝이 없어지면 허물이 없을 것이다.
'달이 거의 보름'이라는 표현은 음의 자리에 음이 위치하여 보름달에 가까워지듯 올바른 처신을 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만월(滿月)이 되면 구오 군주와 대립하려는 교만한 마음이 생길 수 있으니, 보름 이전의 겸손한 달과 같이 처신해야 한다는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象曰 馬匹亡은 絶類하야 上也라.
상왈 마필망 절류 상야
상전에 말하였다. “말의 짝이 없어짐은 유(類)를 끊어서 위로 올라가는 것이다.”
구오(九五)
有孚 攣如면 无咎리라.
유부 연여 무구
구오는 믿음을 둠이 걸려 이어지는 듯 하면 허물이 없을 것이다.
象曰 有孚攣如는 位正當也일새라.
상왈 유부연여 위정당야
상전에 말하였다. “믿음을 둠이 걸려 이어지는 듯함은 자리가 정당하기 때문이다.”
상구(上九)
翰音이 登于天이니 貞하야 凶토다.
한음 등우천 정 흉
상구는 나는 소리가 하늘에 오르니 고집해서 흉하다.
상구는 중부괘의 최상단 음 자리에 양으로 위치하여 중심성을 상실한 상태입니다. 적절한 균형을 벗어나 부적절한 위치에서 권위를 행사하는 모습은, 마치 초월적 존재를 자처하며 신뢰를 강제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는 진정한 신뢰가 아닌 강압적 요구에 불과하여, 실질적 가치 없이 공허한 선언만 하늘에 울리는 형국입니다. 이러한 태도를 고수하면 불길한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따라서 인간으로서 마땅히 지녀야 할 겸양과 절제가 요구됩니다.
象曰 翰音登于天이니 何可長也리오.
상왈 한음등우천 하가장야
상전에 말하였다. “나는 소리가 하늘에 오르니 어찌 가히 오래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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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중부 괘와 돈독한 믿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