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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천풍구

괘의

기존의 상황과 다른 새로운 조짐이 있을 때에는 모두가 알도록 공표하고 이러한 흐름을 견제하고 조화롭게 포용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라(命誥四方).

괘명과 괘상

외괘가 건천(乾天)☰과 내괘가 손풍(巽風)☴으로 구성된 괘를 '구(姤)'라고 명명합니다. 이는 순양(純陽)의 중천건(重天乾) 상태에서 하단부에 음(陰) 기운이 유입되어, 양 기운과 음 기운이 조우하는 형태를 나타냅니다. 이는 기존 질서에 새로운 동력이 도입되어 변화의 전조를 보여주는 상황입니다. 다만, 이러한 음 기운은 현재의 관점에서 불안정 요소를 내포하고 있으므로 신중한 관리가 요구됩니다. 본 괘는 12월괘 중 하나로서 음력 5월에 해당합니다.

서괘

「서괘전」은 택천쾌괘 다음에 천풍구괘를 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夬者는 決也니 決必有所遇라 故로 受之以姤하고
쾌자    결야   결필유소우    고    수지이구
쾌란 결단함이니, 결단함에 반드시 만나는 바가 있다. 그러므로 구괘(姤卦)로 받고
결정을 내리고 상황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해당 사안을 직접 대면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모든 상황은 변화하기 마련이며, 현재의 상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자연스럽게 전환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결단을 의미하는 쾌괘(夬卦) 다음에 조우를 상징하는 구괘(姤卦)가 배치되었다는 것이 서괘전의 해석입니다.

괘사

姤는 女壯이니 勿用取女니라.
구    여장      물용취녀
구(姤)는 여자가 씩씩하니 여자를 취하지 말라.
구(姤)는 중천건(重天乾)괘에서 순양(純陽)의 상태가 새로운 에너지, 즉 음(陰) 기운의 유입을 맞이하는 현상을 나타냅니다. 전통적으로 양(陽)을 남성적 특성으로, 음(陰)을 여성적 특성으로 비유했으며, 이는 기존 질서 속에 도전적인 요소가 등장함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자연과 사회의 역동성 측면에서, 현재의 안정된 구조에 변화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새로운 징후로 해석됩니다. 이는 현재 상황에 대한 도전적 요소로 인식될 수 있으므로, 순양(純陽)의 중천건(重天乾)이 상징하는 안정적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불안정 요소를 수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새로운 환경에서는 음의 기운이 더욱 강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마치 불안정한 상황에서 적응하려는 자연스러운 반응과 같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전통적으로 여성성에 비유되어왔는데, 이는 기존의 조화로운 질서에서 벗어나 과도하게 적극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상황은 안정적인 관계 형성에 도전이 될 수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단전의 해석입니다.

단사

彖曰 姤는 遇也니 柔遇剛也라. 勿用取女는 不可與長也일새라.
단왈 구    우야    유우강야    물용취녀    불가여장야
天地相遇하니 品物이 咸章也오 剛遇中正하니 天下에 大行也니 姤之時義 大矣哉라.
천지상우       품물   함장야 강우중정      천하     대행야   구지시의 대의재
단전에 말하였다. “구(姤)는 만남이니, 유(柔)가 강(剛)을 만나는 것이다. 여자를 취하지 말라는 것은 가히 더불어 자라지 못하기 때문이다. 천지가 서로 만나니 모든 물건이 다 나타나고, 강이 중정(中正)함을 만나니 천하에 크게 행하니, 구(姤)의 때와 뜻이 크도다.”
구(姤)는 하단의 음유(陰柔)와 상단의 양강(陽剛)이 만나는 현상을 나타냅니다. 강한 양의 기운이 지배적인 환경에서 새롭게 유입되는 음의 기운은 자체 보존을 위해 강력한 성향을 띠게 되며, 이는 기존의 안정된 상태에 불안정성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은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자연의 원리에서 보면, 음과 양의 상호작용이 모든 생명체의 존속을 가능케 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회 역시 보수(保守)와 진보(進步) 간의 균형적 역동성을 통해 발전해 나갑니다. 구괘(姤卦)에서는 외괘의 구오 양이 중정의 위치에 자리잡음으로써, 균형 잡힌 원칙이 세상에 널리 퍼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음의 기운이 출현하는 구괘(姤卦)의 시기와 의미는 매우 중대합니다.

괘상사

象曰 天下有風이 姤니 后 以하야 施命誥四方하나니라.
상왈 천하유풍    구    후 이      시명고사방
상전에 말하였다. “하늘 아래 바람이 있는 것이 구(姤)니, 후(임금)가 이를 본받아 명(命)을 베풀어 사방에 고한다.”
구괘(姤卦)의 구조적 특성을 분석하면, 외괘인 건천(乾天)☰이 상단에 위치하고 손풍(巽風)☴이 하단에 배치되어 있어, 사회 구조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도입되는 현상을 시사합니다. 이러한 변화의 징후를 감지한 통치자는 이를 전 영역에 공표하고, 적절한 대응 방안을 수립하여 시행해야 합니다. 이는 군자가 조기에 변화의 조짐을 포착하여 선제적 대응을 해야 한다는 원칙을 반영합니다. 예컨대, 국가 경제지표에서 하강(下降) 추세가 감지될 경우, 이를 즉각적으로 공시하고 체계적인 위기관리 프로토콜을 가동하여 부정적 파급효과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효사 및 효상사

초육(初六)

繫于金柅면 貞이 吉코 有攸往이면 見凶하리니 羸豕 孚蹢躅하니라.
계우금니    정   길    유유왕       견흉          이시 부척촉
초육은 쇠말뚝에 매면 바르게 함이 길하고, 가는 바를 두면 흉함을 볼 것이니, 여윈 돼지가 떠들며 머뭇거리는 것과 같다.
초육은 순수한 양(陽)의 상태에서 음(陰)의 기운이 최하단에 출현한 상황을 나타냅니다. 조직 내에서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감지될 경우, 이를 적절히 관리하고 규제하여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조직의 불안정성이 증가하여 부정적인 영향이 확산될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통제되지 않은 요소들이 조직의 균형을 저해하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초기 단계에서 나타나는 변화의 조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중지곤(重地坤)괘 초효의 「문언전」 해석을 참고할 만합니다.
積善之家는 必有餘慶하고 積不善之家는 必有餘殃하나니 臣弑其君하며 子弑其父 非一朝一夕之故라. 其所由來者 漸矣니 由辨之不早辨也니 易曰 履霜堅冰至라하니 蓋言順也라.
덕행(德行)을 쌓은 가문에는 필연적으로 긍정적인 결과가 따르며, 반면 부덕한 행실이 누적된 가문에는 불가피하게 부정적인 결과가 수반됩니다. 신하의 군주 살해나 자식의 부친 살해와 같은 중대한 사건은 돌연히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사태는 점진적인 과정을 거쳐 형성되며, 이는 초기에 적절한 판단과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은 결과입니다. 역경에서 '서리를 밟으면 단단한 얼음이 형성된다'고 언급한 것은 바로 이러한 자연스러운 진행 과정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象曰 繫于金柅는 柔道 牽也일새라.
상왈 계우금니    유도 견야
상전에 말하였다. “쇠말뚝에 매는 것은 유(柔)의 도가 끌기 때문이다.”
초육의 음적 기운을 쇠말뚝으로 견제하는 것은 음유(陰柔)의 성향이 조직 전체로 확산되는 것을 적절히 제한하기 위함입니다.

구이(九二)

包有魚면 无咎하리니 不利賓하니라.
포유어    무구         불리빈
구이는 꾸러미에 고기가 있으면 허물이 없을 것이니, 손님에게는 이롭지 않다.
구이 양(陽)은 내괘의 중심에 위치하여 초육 음(陰)과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변화의 기운이 기존 질서에 영향을 미치려 할 때, 구이는 초육 음(고기)을 적절히 포용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고자 합니다. 이는 구사(손님)에게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현명한 지도자는 도전적 상황에 직면했을 때 주도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하며, 책임을 회피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자세가 바로 의리(義理)의 실천입니다. 그러나 만약 구이가 초육의 영향력에 굴복하여 음(陰)의 성향을 띠게 된다면, 천산돈(天山遯)괘로 전환되어 올바른 통치 원칙이 훼손될 수 있습니다.
象曰 包有魚는 義不及賓也라.
상왈 포유어    의불급빈야
상전에 말하였다. “꾸러미에 고기가 있음은 의리가 손님에게 미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구이 위치에 있는 군자가 초육의 음적 요소를 포용하고 교화하려는 의도는, 이러한 부정적 기운이 구사 위치의 대신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구삼(九三)

臀无膚나 其行은 次且니 厲하면 无大咎리라.
둔무부    기행    자저   려       무대구
구삼은 볼기에 살이 없으나 그 행함은 머뭇거리니, 위태롭게 여기면 큰 허물이 없을 것이다.
구삼은 양의 위치에 있으며 강건한 성질을 지니고 있으나, 중심에서 벗어난 상태입니다. 하단부에서 음의 기운이 성장하는 상황에서, 초육을 관리하고자 하는 염려로 인해 심신이 지쳐있습니다(臀无膚). 그러나 아래의 구이가 이미 초육을 적절히 제어하고 있어,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주저하는 상황입니다(其行 次且). 이러한 새로운 변화의 조짐에 대해 경계심을 갖고 신중하게 대응한다면 중대한 과실은 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次且'는 전진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상태를 의미하는 용어로, '자저'로 발음합니다.
象曰 其行次且는 行未牽也라.
상왈 기행자저   행미견야
상전에 말하였다. “그 행함이 머뭇거림은 행함을 끌지 못하는 것이다.”
구삼의 행동이 머뭇거리는 것은 구이가 이미 초육을 관리하고 있어 추가적인 개입이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구사(九四)

包无魚니 起凶하리라.
포무어    기흉
구사는 꾸러미에 고기가 없으니, 흉함이 일어날 것이다.
구사는 음의 자리에 양이 위치하여 적절하지 않은 상황에 있습니다. 고위 관료로서 백성들을 포용하고 효과적인 통치를 수행해야 하는 위치입니다. 그러나 현재 구괘(姤卦)에서는 구이가 이미 초육을 관리하고 있으며, 구삼 또한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어(勞心焦思), 구사는 본연의 직무를 수행할 기회를 잃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구사가 지속적으로 책임을 회피한다면, 결과적으로 백성들과의 관계가 단절되어 '꾸러미에 고기가 없는' 상태가 됩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관료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되는 불길한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象曰 无魚之凶은 遠民也일새라.
상왈 무어지흉    원민야
상전에 말하였다. “고기가 없어 흉함은 백성을 멀리하기 때문이다.”
구사가 적절한 통치 책무를 이행하지 못하고 백성과의 거리를 두어 소통이 단절되었기에, 이는 불길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구오(九五)

以杞包瓜니 含章이면 有隕自天이리라.
이기포과    함장      유운자천
구오는 버들나무로써 오이를 싸니, 빛남을 머금으면 하늘로부터 떨어짐이 있을 것이다.
구오는 외괘의 중심에 위치한 군주의 자리입니다. 마치 웅장한 버들나무가 가지를 늘어뜨려 밭의 오이를 보호하듯이, 현명한 통치자는 모든 백성을 포용하며 덕으로써 다스립니다. 천자의 역할은 백성들 간의 이해관계에서 공정성을 유지하며, 차별 없이 모든 이를 보살피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덕의 빛을 발하며 통치할 때, 하늘로부터 천하를 다스릴 천명을 받게 됩니다. 구오가 변화하면 외괘는 이화(離火)☲가 되어, 밝은 덕을 상징하게 됩니다.
象曰 九五含章은 中正也오 有隕自天은 志不舍命也일새라.
상왈 구오함장    중정야    유운자천    지불사명야
상전에 말하였다. “구오가 빛남을 머금음은 가운데하고 바르기 때문이고, 하늘로부터 떨어짐이 있음은 뜻이 명을 버리지 않기 때문이다.”

상구(上九)

姤其角이라 吝하니 无咎니라.
구기각       인       무구
상구는 그 뿔에 만난다. 인색하니 허물할 데가 없다.
상구는 구괘의 최상단에 위치하여 본질적 영향력이 아닌 표면적 위치만을 점하고 있습니다. 초육에서 발생한 새로운 변화에 대해 구이는 적절한 관리를, 구삼은 세심한 주의를, 구오는 덕치를 통한 대응을 시도하는 반면, 상구는 높은 위치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역할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만약 상구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려 한다면 외괘는 태택으로 변화하여 택풍대과괘가 되니, 이는 중대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제약적 상황은 최상위 위치의 한계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특정 대상에 대한 비난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象曰 姤其角은 上窮하야 吝也라.
상왈 구기각    상궁      인야
상전에 말하였다. “그 뿔에 만남은 위에서 궁하여 인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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